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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발수의 과학

작성자 피닉스(ip:)

작성일 2006-09-19 14:25:16

조회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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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비 오는 날 연잎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크기만 거대할 뿐, 그냥 초록색의 여느 잎사귀와 똑 같이 생긴 이 연잎에 빗 방울이 떨어지면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빗방울은 연잎에 전혀 스며들지 못하고 그대로 또르르 굴러 떨어지고 맙니다. 물방울은 마치 연잎에 접촉조차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호수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 떼들에게 물을 끼얹으면 역시 물은 오리를 전혀 적시지 못하고 그대로 매끄러운 깃털 위로 굴러 떨어져 버립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테프론이나 Zipel 또는 스카치가드(Scotchgard) 같은, 사람이 만든 발수제를 뿌려야만 그런 놀라운 발수 현상을 체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지만 자연 속에서도 얼마든지 그런 발수의 현장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연잎이나 오리들은 발수제도 없이 그처럼 강력한 발수현상을 보일 수 있는 것일까요?


도대체 발수는 왜, 어떻게 일어 나는걸 까요?

발수는 어떤 물체가 물을 밀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잘 이해하고 있듯이 방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인 것입니다. 우리가 발수를 이해하려면 먼저 표면장력(Surface Tension)이라는 물리적 개념부터 소화해야만 합니다.

표면장력은 액체가 최소한의 표면적을 유지하려고 하는 힘입니다. 왜 그런 힘이 생기게 될까? 모든 액체의 표면은 늘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긴장 상태를 유지 합니다. 이유는 액체의 표면 아래의 다른 분자들은 모두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받고 있어서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표면의 분자들은 표면 위쪽으로는 다른 분자들이 없어 인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쪽으로 끌어 당기는 힘만 작용하여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따라서 위쪽으로는 최소한의 표면적을 유지하려는 힘이 작용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표면장력입니다. 액체가 최소한의 표면적을 유지할 수 있는 형태가 바로 구이기 때문에 물방울은 구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표면장력이 크면 클수록 더 완벽한 구형이 되고 표면장력이 작으면 납작하게 퍼지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두 가지의 서로 다른 표면장력을 가진 물체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표면장력이 작은 물체 위에 표면장력이 더 큰 물체가 놓이면 표면장력이 더 큰 물체는 표면장력이 작은 물체 속에 침투하지 못하고 밀어내게 됩니다.
반대로 표면장력이 큰 물체 위에 표면장력이 작은 물체가 놓이면 흡수가 되어버리거나 납작하게 퍼져버리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우주전체의 모든 물질에 적용되는 힘이며 놀라운 물리 법칙인 것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러한 물리의 법칙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그 법칙을 이용한 물건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기름 종이 입니다.
옛날, 어떤 물건이 물에 적셔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때 바로 기름 종이를 사용했습니다. 기름이 적셔진 종이는 물을 흡수하지 않고 밀어낸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말 할 것도 없이 기름이 물보다 표면장력이 작기 때문입니다.

두 물체 사이의 표면장력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발수효과는 커집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보다 강력한 발수효과를 위해 기름보다 표면장력이 더욱 작은 물건들을 찾아 내기에 이릅니다. 그것들은 실리콘이나 파라핀유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실리콘이나 파라핀유 같은 발수제는 물은 강력하게 튕겨내지만 안타깝게도 같은 성분인 기름은 튕겨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둘 사이의 표면장력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수는 쉽지만 발유는 매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1938년 테프론이 등장합니다.
불소원자로 둘러싸인 탄소와 불소의 화합물인 테프론은 강력한 화학적 결합을 통해 기름보다도 더 작은 표면장력을 형성 하기에 이릅니다.

테프론은 표면장력이 상당히 큰, 면직물 같은 원단 위에 불소막을 만들어 물이나 기름 등의 오염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 불소화합물의 입자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리고 입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불소막은 강력해지고 발수성은 좋아집니다. Nanocare를 생산하는 Nanotex는 그 불소화합물의 입자가 나노 사이즈라고 주장하며 따라서 세탁에 대한 강력한 내구성과 뛰어난 발수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저의 글 Nanocare vs Teflon참조) 물론 그 나노 사이즈라고 주장하는 입자의 크기는 실제로는 몇 백 나노이므로 사실은 나노 사이즈는 아니라고 테프론을 만드는 Invista에서 또한 주장하고 있으므로 엄밀히 얘기하면 Nanocare는 사기인 셈인데 제 실험실은 그 불소화합물의 크기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므로 즉시 사실여부를 확인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수은은 세상에서 가장 표면장력이 큰 물질입니다.
따라서 그 어떤 표면 위에 올려 놓아도 그 아래에 있는 물질의 표면장력이 더 작으므로 수은은 표면에서 밀려나 둥그렇게 구를 형성합니다.
물의 표면장력은 72입니다. (표면장력의 단위는 Dyne/cm인데 이런 골 때리는 단위는 전혀 몰라도 됩니다.) 면의 표면장력도 같은 크기인 72이므로 면은 물을 밀어내지 못합니다. 따라서 비 맞은 면 바지는 금새 축축하게 젖어듭니다. 하지만 면직물 위에 표면장력이 32인 올리브기름을 바르면 물은 방울을 형성하면서 면을 투과하지 못하게 됩니다. 나일론(46)이나 폴리에스터(43) 같은, 물보다 표면장력이 작은 화섬 원단들은 물을 만나면 밀어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발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영복이 대부분 화섬인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지요.

만약 올리브 기름 같은 것이 하얀 면 바지 위에 묻지않게 하려면 올리브 기름보다 표면장력이 더 작은 파라핀 유(26)나 실리콘(24) 같은 액체를 면 바지 위에 바르면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Wax coating이나 Silicone coating이지요.

하지만 역시 표면장력의 제왕은 단연 테프론입니다. 지금까지는 테프론보다 더 작은 표면장력을 가진 물질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테프론의 표면장력은 15이며 따라서 물은 물론 그 어떤 종류의 기름조차도 다 튕겨냅니다. 따라서 무적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연잎으로 돌아가 봅니다.

연잎은 물을 밀어낼 뿐만 아니라 아예 물이 묻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연잎 위의 물방울은 아래로 연잎의 초록색이 비치지 않고 하얀 색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물과 연잎이 직접 닿아있지 않아서 전반사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전반사는 밀한 매질에서(즉 여기서는 물) 소한 매질로(여기서는 공기) 임계각 이상으로 빛이 진행 할 때 빛을 모두 반사 시켜버리는 현상이라고 우리는 중학교 시절에 배웠습니다.

연잎이 물을 밀어내는 이유는 연잎의 기름진 표면이 물보다 더 작은 표면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보지는 않았지만 연잎의 표면장력은 아마도 식물성 기름인 올리브기름 정도일 것입니다. 즉 32 내외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72인 물을 가볍게 퉁겨 냅니다.

그런데 연잎이 물을 밀어낼 뿐 아니라 물방울이 연잎 위에 살포시 떠 있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그것은 바로 연잎 위에 형성된 극미한 돌기들 때문입니다. 물은 표면장력의 차이로 인하여 연잎의 표면에서 물방울을 형성하고 물방울의 입자보다 훨씬 더 작은 그 돌기들 위에 떠 있게 됩니다.
따라서 물방울과 연 잎사이에는 빈 공간이 생기게 되고, 전반사가 일어나게 되며 그 때문에 연잎은 물방울이 아예 묻지도 않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잎 위에 물보다 표면장력이 훨씬 더 작은 실리콘유를 부으면 어떻게 될까요?
실리콘유의 표면장력의 크기는 24입니다. 만약 연잎의 표면장력이 예상대로 30정도라면 실리콘은 물처럼 방울을 형성하지 못하고 연잎을 그냥 적시고 말 것입니다. 만약 적셔진 실리콘 위에 물을 부으면 물은 역시 자신보다 표면장력이 훨씬 더 작은 실리콘유 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튕겨나가고 말 것입니다.

표면장력은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물론 온도가 낮을수록 표면 장력은 커질 것입니다.
따라서 뜨거운 물은 25도의 물보다 표면장력이 작아져서 면 바지를 훨씬 더 잘 적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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